오늘 제가 경험한 일입니다.
영원과 불광동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야탑을 출발해서 사무실 근처의 골목길에 들어서서 겪은 일입니다.
워낙 골목길이 협소해서 차들을 한편에 세워놓으면 한대가 그저 다닐 정도의 폭입니다.
그 길에 한쪽으로는 담 밑으로 거주자 주차구역이라 여러 대의 차들이 놓여 있었고 저쪽 골목길 끝에서는 차 한대가 어정쩡하게 서서는 움직이더군요.
골목으로 들어오는 것 같지도 않고 뭔가 꾸물거리는 것 같아 제가 골목으로 진입을 했습니다.
거의 다 갔을 때에도 그 차는 그저 그 자리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는데 그 차가 지금 현재 위치한 자리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자리라고 화분을 갔다 놓았고, 그 옆에서 초보 운전자인듯한 아주머니가 핸들을 틀었다 놓았다 어쩔줄 몰라하고 계시더군요.
그냥 지나갈 수는 없는 폭이고 시간적 여유도 충분히 있는데다가 누구나 초보일 때에는 있었다고 생각해서 그저 조금 치울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차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운전자 아주머니가 분명 치우려고 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워낙 초보더군요.
핸들이 돌아가는 방향도 잘 감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재미나게 쳐다보고 있는데 한쪽으로 조금 몰아서 어떻게든 움직여 보려고 애를 쓰는 것 같더군요.
그냥 바빳으면 제가 대신 내려서 그 차를 원하는 곳으로 움직여 놓고 가던지 아니면 한쪽을 막고 있는 화분을 치워놓고 저 혼자 갈길을 갔었을 것입니다.
뭐 시간도 있고 초보이신 분이 어떻게 하나도 궁금하고 혼자 하실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고 정작 하다고 도움을 청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용케 그 분이 어느 한쪽으로 붙이는데에는 성공을 하시더군요.
그저 그 자리에서 조금 앞으로 빼시기만 하면 제가 갈 공간은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입니다.
지나가던 나이 좀 드신 아주머니 한 분이 저를 유심히 지켜보시더니 얼른 화분을 치우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그렇고 그저 애매해서 치워주신 것에는 감사하고 그래서 창문을 열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데 한마디 하시더군요.
"좀 내려서 치우고는 지나가시지." .....
분명 인상을 쓰고 하시는 말씀은 아니었지만 꾸중이었고 야단이었고 약간은 비난도 섞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기분이 조금 상하더군요.
그러면서 "누가 치워달라고 했나 ?"하는 생각과 함께 분명 생각은 누군가를 도우려고 했을텐데 그게 과연 돕는걸까 ?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사실 살면서 이같은 상황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경험할 것 같습니다.
말싸움 할 필요도 없고 뭐 그냥 그 자리를 지나쳐 왔지만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간혹 도움행위와 과시행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힘에 대한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혹은 과시하기 위해 돕는 행위를 합니다.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에도 불구하고 도움행위라고 생각되어지는 행위를 한 후에는 그걸 바탕으로 가르치려 한다던지 야단치려 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저는 오지랍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도움을 주려고 했다면 우선 상대들이 도움이 필요한지부터 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물어본다던지 상황을 충분히 제대로 파악한다던지 등 말입니다.
물론 아주 위기 상황이라면 그러한 것들도 파악할 시간적 여유도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도움을 준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경우가 되기도 합니다.
상대들의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으로 개입하는 것이 바로 오지랍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진정한 도움행위라면 그저 아무말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원래 누군가를 도울 때 해야할 가장 중요한 자세를 성경에서는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하라"라고 가르쳤다고 생각합니다.
오른 손이 한 일을 동네 방네가 알게 한다는 것은 도움 행위가 아니라 교육행위 이던지 아니면 다른 과시행위 일 것입니다.
사실 도움을 준다고 준 행위가 도움 행위인지 아니면 교육이나 과시행위인지를 구분하는데에는 그러한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되어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아주 쉽습니다.
누구나 도움을 받으면 고마워지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러한 도움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심이 담긴 도움 행위는 진정으로 상대에게 그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에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상대를 감동시키거나 고마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교육행위이거나 과시행위 일경우에는 오히려 상대를 기분 언짢게 만든다던지 짜증나게 만들기 쉽습니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돕는다고 어떤 행위를 했더라도 감사와 감동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도움행위가 아니라는 말이겠지요.
오늘의 경험을 통해 저 스스로를 반성해 봅니다.
나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그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아닌지.
나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가르치려하고 비난하려하지는 않았는지.
나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나의 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던지 실험하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사실 상담자들이 가장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도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을 한답시고 내담자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기보다는 옆에서 부축해주고 방향도 제시해주고 손도 잡아서 이끌어줌으로써 자신의 능력이 입증되는데에 더 신경을 쓰는 것 말입니다.
우리 모두 오지랍을 좁혀봅시다.
그리고 진정으로 도우려면 티내거나 생색내지 맙시다.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완성된 인간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우리에게 마땅히 비난받거나 야단맞아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도움은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빈의자
- 2008.10.18
- 10:51:36
- (*.209.126.241)
정말 가슴 찡하는 글입니다.
상담자로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내담자를 통해 내 욕구를 채우기에 급했던 나의 소유욕과 탐심에 너무 부끄러워 눈물만 나옵니다.
도움을 통해 채워지지않은 자기애적 상처를 만회하려는 저의 발버둥을 다시금 느낍니다.
그래도 그것이 그 순간에는 저만이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말이 있죠 "환자는 옳다"고......지난날의 선택은 무엇이든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무엇이든지 옳다고...
살아남기위해 적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신만의 최선을 선택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자신만의 최선의 삶을 살기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결코 낭비되는 시간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중요한건 이런글을 통해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현재에 몰입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지난 과거로부터 배웠습니다. 이글을 통해서 말이죠
감사합니다.
상담자로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내담자를 통해 내 욕구를 채우기에 급했던 나의 소유욕과 탐심에 너무 부끄러워 눈물만 나옵니다.
도움을 통해 채워지지않은 자기애적 상처를 만회하려는 저의 발버둥을 다시금 느낍니다.
그래도 그것이 그 순간에는 저만이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말이 있죠 "환자는 옳다"고......지난날의 선택은 무엇이든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무엇이든지 옳다고...
살아남기위해 적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신만의 최선을 선택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자신만의 최선의 삶을 살기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결코 낭비되는 시간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중요한건 이런글을 통해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현재에 몰입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지난 과거로부터 배웠습니다. 이글을 통해서 말이죠
감사합니다.
물그림
- 2008.10.18
- 23:37:47
- (*.137.226.81)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납니다.
영화와 비디오를 합해 세번쯤 보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억나는 명장면이 몇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압권은 지니를 향한 사랑이 아닐까요.
지니는 어릴때 검프와 콩과 콩깍지 같았던 사이였고 검프가 평생 마음에 둔 여자친구였습니다.
성인이 되어 어느날 상처받고 지친 그리고 세파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어릴적 친구 지니가 검프를 찾아옵니다.
그는 아무말도 않고 이유를 묻지도 않고 자기가 망가지도록 험하게 살아온 그녀를 비난하지도 않고 그녀를 받아주지요. 따뜻하고 편안하게 휴식처를 제공하며 그냥 감싸안아주었습니다.
한동안 쉬어 충전을 하고 난 후 그녀는 말없이 또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허전한 마음에 그는 몇년간 마라톤을 하며 달립니다.
달리면서 그냥 그녀를 그리워할 뿐 그렇게 떠나버린 지니를 원망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 그의 사랑은 결국 지니를 정상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게 만들었습니다.
IQ 70의 검프가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사랑.
조건적이지도 않고 대가를 원하지도 않고 과시하기 위한 마음도 없고 그냥 지니의 존재 그대로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검프의 사랑은 충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하려는 것을 하면 될뿐, 과시하거나 인정받으려하거나 타인을 내 잣대로 판단하고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런 의도로 글이 읽혀졌는데 여기에 문득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영화와 비디오를 합해 세번쯤 보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억나는 명장면이 몇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압권은 지니를 향한 사랑이 아닐까요.
지니는 어릴때 검프와 콩과 콩깍지 같았던 사이였고 검프가 평생 마음에 둔 여자친구였습니다.
성인이 되어 어느날 상처받고 지친 그리고 세파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어릴적 친구 지니가 검프를 찾아옵니다.
그는 아무말도 않고 이유를 묻지도 않고 자기가 망가지도록 험하게 살아온 그녀를 비난하지도 않고 그녀를 받아주지요. 따뜻하고 편안하게 휴식처를 제공하며 그냥 감싸안아주었습니다.
한동안 쉬어 충전을 하고 난 후 그녀는 말없이 또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허전한 마음에 그는 몇년간 마라톤을 하며 달립니다.
달리면서 그냥 그녀를 그리워할 뿐 그렇게 떠나버린 지니를 원망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 그의 사랑은 결국 지니를 정상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게 만들었습니다.
IQ 70의 검프가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사랑.
조건적이지도 않고 대가를 원하지도 않고 과시하기 위한 마음도 없고 그냥 지니의 존재 그대로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검프의 사랑은 충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하려는 것을 하면 될뿐, 과시하거나 인정받으려하거나 타인을 내 잣대로 판단하고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런 의도로 글이 읽혀졌는데 여기에 문득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그놈에 오지랍 때문에 맨날 걸려하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내 생각대로 뭘 위해서 그렇게 도움이 되려고 애쓰는지
상담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제 패턴이기도 하기에 이 제목을 보는 순간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상담을 받고 매일 조금씩 더 행복해지는 경험만 하다가 이제 제가 받은 걸 나누어 주고 싶어
상담을 하게 되니 매일이 조금씩 더 괴로와집니다
받을때보다 더 적나라하게 나를 보게 되는 시간이라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상담 시간에 상담 선생님께 힘을 받으면서 도대체 저는 내담자에게 무슨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생각도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그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의 소망에서 나오는 쓸데없는 착각일까요?
저의 오만함에서 나오는 괴로움일까요?-내가 그 사람에게 꼭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오만함.
겸허히 이런 저를 받아들이고 싶은데
이상하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상담을 하고 오면 마음이 얼마나 심란해지는지
저는 상담 하는 시간은 좋고 행복한데 내담자는 어떨지,
진작에 도움울 받아야 되는 사람에게 저만 도움을 받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마음이 저를 심란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힘들어서 찾아온 내담자와 함께 하는 시간에 제가 행복을 느낀다는 것에 죄책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상담시간에 상담자가 행복을 느껴도 되나요?
내담자를 이용해 저의 욕구를 채우는 건 아닌지 겁이 납니다
물론 서로의 욕구를 채울려고 하는거겠지만 제 욕구 충족에 도취되어 내담자의 중요한 부분들을 간과해 버릴까 겁이 납니다
그래서 내담자와 만나는 시간이 좋고 행복할수록 상담실 밖으로 나오면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마음이 갈피를 못잡는 거 같습니다
저, 어떡해야하나요?
상담을 할때 마음이 편안한것이 저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오는데 그게 오지랍 때문일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이 저를 사로잡고 있나봅니다
글을 적고 보니 또 저를 믿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는군요
저, 상담시간에 편안하고 행복해도 될까요?
내담자는 우는데 ㅠㅠ